고양이는 아픈 티를 잘 내지 않는 동물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여도, 몸속에서는 이미 질병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신장 질환과 빈혈은 고양이에게서 흔히 함께 나타나는 만성 질환 조합입니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노폐물 배출뿐 아니라 적혈구 생성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신부전 고양이의 상당수가 빈혈을 동반하게 됩니다. 하지만 보호자가 집에서 이 두 질환의 신호를 빨리 알아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신장 질환과 빈혈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집에서 보호자가 관찰할 수 있는 미묘한 변화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장 질환과 빈혈의 연관성
고양이 신장은 단순히 노폐물만 배출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적혈구 생성을 자극하는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도 합니다. 하지만 신장이 손상되면 이 호르몬의 생산이 줄어들어 골수에서 적혈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게 되고, 결국 빈혈이 나타납니다. 또한 만성 신부전에서는 체내 노폐물이 축적되어 혈액이 산성화되거나, 위장관 출혈이 동반되어 적혈구 손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즉, 고양이 신장 질환과 빈혈은 서로 원인과 결과로 맞물려 있는 질환으로, 한쪽이 악화되면 다른 쪽도 빠르게 나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신장 질환을 관리할 때는 혈액 속의 노폐물 수치뿐 아니라 적혈구 수치(PCV, HCT, RBC) 도 함께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보호자가 놓치기 쉬운 집에서의 신호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약한 모습을 감추려 하기 때문에,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는 명확한 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심하게 관찰하면 작은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① 활동량과 반응의 변화
신장 질환과 빈혈이 함께 진행되면 고양이가 평소보다 움직임이 줄고 반응이 느려집니다. 좋아하던 장난감에도 반응하지 않고, 일어나기보다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부족해 체내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쉽게 피로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②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에 독성 노폐물이 쌓이면서 구역감이나 메스꺼움을 유발합니다. 이로 인해 식사를 남기거나 사료 냄새만 맡고 돌아서는 행동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빈혈이 동반되면 세포 에너지 생산이 떨어져 먹는 의욕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호자가 “요즘 입맛이 없네” 정도로 넘기는 시점이 사실 질병의 중기일 수도 있습니다.
③ 잇몸 색깔과 눈의 변화
가장 직접적인 빈혈의 신호는 잇몸과 결막(눈 안쪽)의 색 변화입니다. 건강한 고양이의 잇몸은 분홍빛을 띠지만, 빈혈이 진행되면 창백하거나 희끄무레하게 변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혀나 귀 안쪽까지 색이 옅어지고, 눈동자 주변이 노랗게(황달) 보이기도 합니다. 이 변화는 사진을 찍어 기록해두면 병원 진료 시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④ 털 상태의 변화
빈혈과 신부전이 함께 나타날 때는 털에 윤기가 사라지고, 푸석하거나 엉킨 털이 많아집니다. 특히 스스로 그루밍을 자주 하던 고양이가 갑자기 몸단장을 덜 하는 모습도 피로감과 무기력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체온 유지 능력 저하로 인해 추위를 잘 타거나 따뜻한 장소만 찾아가는 행동도 함께 나타납니다.

⑤ 물 마시는 습관의 변화
신부전 고양이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물 마시는 양의 증가입니다. 체내 수분 조절 기능이 떨어져 몸이 탈수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물 마시는 양이 오히려 줄거나, 물그릇 앞에서 멍하니 있는 모습이 보인다면 이는 병이 더 진행되어 기력이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확인해야 할 검사 항목
보호자가 이상을 느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진단 시에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신장 수치와 빈혈 정도를 함께 확인합니다. 혈액화학검사 (BUN, CREA) 로 혈중 요소질소와 크레아티닌 수치를 확인해 신장 기능 저하 여부를 파악하고, 적혈구 수치 (RBC, HCT, PCV) 로 빈혈의 정도를 평가합니다.
또한 요비중 및 단백뇨 검사 (USG, UPC ratio) 를 통해 신장 손상 단계를 파악하고, 전해질 검사 (Na, K, P) 로 전해질 불균형 및 산염기 상태를 평가합니다. 필요에 따라 초음파 검사로 신장 크기, 구조적 손상, 낭종·석회화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부전 단계가 진행된 경우에는 EPO 호르몬 결핍성 빈혈 진단 후 EPO 제제 투여나 철분 보충 요법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가정 내 관리 –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조기 대응
고양이 신장 질환과 빈혈은 ‘병원 치료 + 생활관리’의 균형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 물그릇 양 체크: 매일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 기록해 평균 음수량 변화를 파악합니다.
- 식사량 기록: 섭취량이 줄거나 특정 음식 거부가 반복되면 병원 방문이 필요합니다.
- 체중 측정: 매주 일정한 시간에 같은 저울로 측정해 체중 감소 여부를 확인합니다.
- 잇몸·눈 색상 관찰: 빛이 잘 드는 곳에서 주기적으로 색 변화를 확인합니다.
- 휴식 습관: 평소보다 숨소리가 가빠지거나, 자는 시간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피로 신호로 인식해야 합니다.
습식사료와 피하수액 병행은 신장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단, 수액 주입은 반드시 수의사의 처방 용량을 따라야 하며, 보호자가 임의로 주입량을 늘려서는 안 됩니다.

고양이 신장건강 및 빈혈, 진단 및 치료는 BK심장동물병원
고양이의 신장 질환과 빈혈은 천천히 진행되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한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수분 보충, 영양 관리, 피하수액, 호르몬 보조 치료로 충분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잇몸의 색, 사소한 식습관 변화, 물 마시는 습관 같은 작은 신호들이 바로 고양이가 보내는 구조 요청일 수 있습니다. 매일의 관찰이 고양이의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가 됩니다. ‘괜찮겠지’라는 생각 대신, ‘혹시?’라는 감각으로 하루를 살펴봐 주세요. 서울 왕십리 소재 BK심장동물병원은 강아지, 고양이 심장병을 포함한 강아지 질병을 심도 있게 진료하는 특화병원입니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수술이 가능한 처치실과 진료실, 편안하고 청결한 보호자 대기실이 갖춰져 있으며 심장학 박사 출신 의료진이 강아지,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 편안하고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합니다. 서울, 경기도권역 보호자들이 방문하기 좋은 병원으로 반려동물의 건강 검진 및 치료가 필요할 때 BK심장동물병원으로 채팅이나 전화 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