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신장 질환은 노령묘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이자,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모든 고양이가 같은 위험도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적으로 신장 기능에 취약한 품종이 존재하며, 이러한 아이들은 젊을 때부터 특별히 더 주의 깊은 관리와 정기 검진이 필요해요. 오늘 글에서는 신장 질환에 더 취약한 5가지 고양이 품종과 함께, 조기 검진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장 질환에 유전적으로 취약한 5가지 고양이 품종

1. 페르시안 – 다낭성 신장 질환의 대표 품종

페르시안은 유전적으로 다낭성 신장 질환의 위험이 매우 높은 대표적인 품종입니다. 신장에 여러 개의 낭종이 생기면서 점차 기능이 떨어지는 이 질환은 선천적이기 때문에, 이미 태어날 때부터 낭종이 형성되기 시작해요. 문제는 낭종이 점점 커지면서 신장 기능을 압박하고 손상시킨다는 점인데, 초기에는 외형상으로 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페르시안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에는 1~2세 사이에 한 번은 반드시 복부 초음파를 통해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낭종이 확인된다면, 이후부터는 혈액검사(BUN, CREA)와 요검사(요비중, 단백뇨)를 주기적으로 체크하여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2. 메인쿤 – 겉보기 건강함에 가려진 신장 문제

메인쿤은 커다란 체구와 활발한 성격 덕분에 일반적으로 매우 건강한 품종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노령기에 만성 신장 질환과 심장 질환이 함께 진행될 수 있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일부 메인쿤은 젊었을 때는 건강한 듯 보이다가 7~8세 이후 급격한 신장 기능 저하를 겪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나 소변량 증가 같은 소소한 증상밖에 없지만, 보호자가 이를 간과하면 진단 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건강해 보여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반드시 필요하고, 특히 물 마시는 양, 체중 변화, 식욕 저하 등 사소한 변화도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3. 벵갈 – 활발하지만 내부 장기는 민감할 수 있어요

에너지가 넘치고 활발한 성격의 벵갈 고양이도, 사실 염증성 질환과 만성 장기 질환에 비교적 취약한 품종입니다. 일부 벵갈은 유전적으로 신장 구조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고, 반복적인 염증 반응이나 감염 이후 만성 신장염으로 이행되기도 해요. 겉보기엔 매우 튼튼해 보이지만, 내부 장기의 민감성은 별개로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벵갈은 체중 변화가 빨리 나타나는 편이라, 평소보다 마르거나 구토가 반복된다면 꼭 신장 기능을 포함한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혈액검사 외에도, 요비중 측정과 단백뇨 확인을 통해 초기 경고 신호를 파악할 수 있어요.

4. 버만 – 조용한 성격만큼 증상도 잘 드러나지 않아요

버만 고양이는 온화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이런 성격이 오히려 건강 이상을 감추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버만은 일부 개체에서 선천적으로 신장의 조직이 약하거나, 신장 모양이 불균형한 구조적 이상이 보고된 바 있어요. 이로 인해 점진적인 신장 기능 저하가 진행되더라도 외형상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 있어,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더욱 중요해요. 소변량이 평소보다 늘거나, 밥은 먹는데 체중이 미묘하게 줄어드는 등의 변화가 있을 경우, 단순 노화로 치부하지 말고 신장 질환의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버만은 특히 ‘아파 보이지 않아서 괜찮겠지’라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품종입니다.

5. 러시안 블루 – 겉은 멀쩡해 보여도 방심은 금물

러시안 블루는 말수가 적고 깔끔한 이미지로, 겉보기엔 질병과 거리가 먼 고양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만성 신장 질환이 조용히 진행될 수 있는 품종입니다. 신장 기능 저하 외에도 요로계 감염이나 결석 등의 병력이 자주 동반될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해요.

특히, 이 품종은 이상이 있어도 보호자의 부름에 반응이 조금 느려지거나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정도로만 변화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미묘한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은 혈액 및 요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 신장 질환, 조기 검진이 중요한 이유

고양이의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는 장기입니다. 다른 장기와 달리, 신장의 손상은 자연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진행 속도를 얼마나 늦추느냐가 치료의 핵심이에요. 신장 질환은 ‘완치’의 개념보다는, 진행을 지연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검진은 단순한 예방을 넘어서 고양이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소가 됩니다.

고양이의 경우 전체 신장 기능의 60~70%가 손상될 때까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중증 단계로 진행된 경우가 많고, 보호자는 그제서야 문제를 인지하게 되죠. 이 시점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이미 손상된 기능은 되돌릴 수 없고, 남은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관리 중심의 치료만 가능해집니다.

유전적으로 신장 질환에 취약한 품종들은 어릴 때부터 구조적인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 증상이 없어도 1~2세 사이에 초음파 검사를 통해 신장 구조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상 구조로 확인되더라도, 이후 나이에 따라 신장 기능이 서서히 저하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혈액검사(BUN, CREA), 요검사(요비중, 단백뇨, UPC 등)를 통해 상태를 체크하는 루틴이 필요합니다.

조기 검진을 통해 1~2단계에서 질환이 발견되면, 저단백 식단 조절, 인 수치 관리, 수분 섭취량 증가, 필요 시 보조 약물 투여 등으로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연구에 따르면 초기 발견된 만성 신장 질환 환묘는 중증으로의 진행까지 수년 이상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즉, ‘지금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보호자가 인식해야 해요.

또한, 고양이 신장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단순히 수치상의 문제만이 아니라 체중 감소, 탈수, 빈혈, 혈압 상승, 구토, 입냄새, 위장장애, 무기력 등 다양한 전신적 증상으로 번지기 때문에 진단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는 복잡해지고, 고양이의 컨디션은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이 가장 건강해 보일 때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기 검진은 단순한 ‘이상 유무 확인’이 아니라, 고양이 개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쌓고 변화 추이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오늘의 검사 결과가 내년 검사의 기준이 되며, 1~2g의 체중 감소, 아주 미세한 수치 변화도 ‘변화의 시작’을 감지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고양이 신장 질환, 진단 및 치료는 BK심장동물병원

고양이는 아파도 참는 동물이라는 말보다 중요한 건, 고양이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특히 신장 질환은 천천히 조용히 진행되며, 보호자의 꾸준한 관찰과 조기 검진만이 유일한 대응책입니다. 지금 특별히 아픈 데가 없어 보여도, 물 마시는 양이 늘었다거나, 체중이 미묘하게 줄었다면 그것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정기 검진은 문제가 생긴 후가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받는 것이에요. 아이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지금 한 번 병원에서 신장 검사를 받아보는 건 어떨까요?

서울 왕십리 소재 BK심장동물병원은 강아지, 고양이 심장병을 포함한 강아지 질병을 심도 있게 진료하는 특화병원입니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수술이 가능한 처치실과 진료실, 편안하고 청결한 보호자 대기실이 갖춰져 있으며 심장학 박사 출신 의료진이 강아지,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 편안하고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합니다. 서울, 경기도권역 보호자들이 방문하기 좋은 병원으로 반려동물의 건강 검진 및 치료가 필요할 때 BK심장동물병원으로 채팅이나 전화 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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