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만성 신부전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초기 증상이 모호해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노폐물 배출뿐 아니라 전해질 균형도 함께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전해질은 신경·근육·심장·대사 기능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불균형이 생기면 검사 수치 변화보다 먼저 행동·식욕·자세·반응성 변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양이 만성 신부전에서 특히 흔하게 관찰되는 전해질 불균형 5가지와 보호자가 집에서 알아차릴 수 있는 행동 신호를 함께 정리해드립니다.

칼륨 감소(저칼륨혈증) — 기운이 없고 고개를 들기 힘들어 보여요
고양이 만성 신부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전해질 이상 중 하나가 칼륨 감소입니다. 신장이 손상되면 소변으로 칼륨이 과도하게 배출되면서 혈중 칼륨 수치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칼륨은 근육 수축과 신경 전달에 필수적인 전해질이기 때문에 부족해지면 전신 근력 저하가 나타납니다. 보호자가 흔히 관찰하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뜨린 채 유지하려는 자세
- 점프를 꺼리거나 캣타워를 오르지 않으려는 모습
- 걸음이 느려지고 쉽게 주저앉는 행동
- 놀이 반응이 눈에 띄게 감소
이런 변화는 단순 노화로 오해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전해질 불균형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혈액검사를 통한 확인과 칼륨 보충 관리가 필요합니다.
인 증가(고인산혈증) — 식욕 저하와 구토가 반복될 수 있어요
신장은 체내 인(phosphorus)을 배출하는 역할도 담당합니다. 만성 신부전이 진행되면 인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혈중 인 수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고인산혈증은 고양이에게 전신적인 불편감을 유발하며, 보호자가 느끼는 변화는 비교적 명확한 편입니다. 대표적인 행동 및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평소 먹던 사료를 갑자기 거부함
- 먹으려다 멈추거나 냄새만 맡고 돌아섬
- 간헐적인 구토 또는 침 흘림
- 입 냄새 악화, 무기력
이러한 변화는 단순 입맛 변화가 아니라 체내 노폐물 자극과 위장 불편이 겹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인 수치가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신장 손상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식이 조절과 함께 인 결합제를 통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나트륨 불균형 — 멍해 보이거나 반응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만성 신부전 고양이에서는 나트륨 수치가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양쪽 상황이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탈수가 동반될 경우 혈액이 농축되면서 상대적으로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납니다.
나트륨은 체내 수분 분포와 신경 반응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불균형이 생기면 행동 변화가 비교적 애매하게 드러납니다. 보호자가 느끼는 가장 흔한 변화는 평소보다 멍해 보이거나, 부르면 반응이 늦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더해, 나트륨 불균형이 지속되면 보행이 둔해지거나 방향 감각이 떨어진 듯한 행동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갑자기 가던 길을 멈추거나, 물그릇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모습도 이런 변화의 한 형태일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단순 컨디션 저하가 아니라 체액·전해질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일 수 있어, 수액 조절과 함께 전해질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칼슘 이상 — 예민해지거나 가만히 있으려는 행동이 늘어날 수 있어요
고양이 신부전에서는 칼슘 수치가 정상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경우가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칼슘은 신경 흥분성과 근육 수축을 조절하는 전해질이기 때문에, 불균형이 생기면 행동 변화가 비교적 먼저 드러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칼슘 이상이 있을 때 보호자는 고양이가 평소보다 만지는 것을 싫어하고, 자주 숨어 있거나 가만히 있으려는 모습을 관찰하게 됩니다. 이는 통증 때문이라기보다 신경 반응이 과민해지거나 둔해진 상태에서 나타나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추가로 칼슘 불균형이 진행되면 걸음이 부자연스럽거나, 점프를 시도하지 않으려는 변화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미세한 떨림이나 근육 경련이 동반되기도 하므로, 성격 변화나 노화로 단정하기보다는 전해질 이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탄산 감소(대사성 산증) — 숨이 빨라지고 무기력해 보일 수 있습니다
만성 신부전이 진행되면 체내 산성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대사성 산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혈액 속 중탄산염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전해질·산염기 불균형 상태입니다. 대사성 산증이 있는 고양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해지고 잘 움직이지 않으며, 보호자 눈에는 “기운이 없어 보인다” 정도로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이때 나타날 수 있는 행동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숨이 평소보다 빠르거나 얕아짐
- 잘 먹지 않고 웅크린 자세로 오래 있음
- 놀이·교감에 대한 반응 감소
- 체중 감소가 서서히 진행됨
이러한 변화는 신부전 말기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수액 조절이나 산증 교정 치료가 필요한 시점일 수 있어 주기적인 혈액검사가 중요합니다.

수치에 따른 고양이 신부전 관리 및 치료는 BK심장동물병원
고양이 만성 신부전에서는 단순히 신장 수치만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칼륨·인·나트륨·칼슘·중탄산 같은 전해질 균형이 함께 무너지며 행동 변화로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개를 들기 힘들어하거나, 식욕이 줄고, 멍해 보이거나, 예민해지는 변화는 노화나 성격 문제로 넘기기보다 전해질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전해질 관리를 통해 이러한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고 조절하는 것이, 고양이의 신부전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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